해외에 거주하는 교민들, 특히 미국에 거주하는 이들 사이에서 매년 여름방학은 단순한 귀국 일정이 아닌 ‘의료 집중 시기’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5~8월 사이에는 다양한 의료 시술을 받기 위해 한국을 찾는 교민들의 수요가 집중된다. 고품질의 의료 서비스를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받을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여름 방학 기간 동안 시술과 회복을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이점이 맞물리며 형성된 흐름이다. 최근 가장 많이 선택되는 시술 6가지를 정리했다.
첫 번째로 가장 수요가 높은 분야는 치과 치료다. 미국 내 치과 진료 비용은 의료보험이 적용되더라도 상당히 고가인 경우가 많아, 교민들은 방학 기간을 이용해 교정치료, 임플란트, 스케일링 등을 집중적으로 받기 위해 한국을 찾는다. 특히 청소년 자녀를 둔 가족 단위 귀국의 경우 치아 교정 수요가 높다. 서울 주요 치과들에서는 이를 겨냥해 ‘유학생 교정 패키지’ 등을 별도로 마련하고 있어 치료 계획이 비교적 체계적으로 이루어진다. 또한 보철, 충치 치료 및 예방을 위한 스케일링 서비스도 꾸준한 수요를 보인다.
두 번째는 피부·미용 시술이다. 한국의 피부과 시술은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수준으로, 보톡스, 필러, 리쥬란, 레이저 시술 등 다양한 시술을 고품질로 제공하면서도 미국에 비해 합리적인 비용이 큰 장점으로 꼽힌다. 20~40대 여성 교민뿐 아니라 중년 남성 교민들의 관심도 높다. 대표적인 시술로는 자연스러운 동안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더모톡신, 슈링크 및 울쎄라 리프팅, 리쥬란힐러, IPL 및 레이저 토닝 등이 있다. 이들 시술은 대부분 시술 시간이 짧고 회복 기간이 짧아 단기간 방문에도 적합하다.
세 번째는 탈모 치료 및 모발이식이다. 특히 중년 남성 교민들 사이에서 수요가 높다. 미국 내에서는 모발이식 시술이 수천~수만 달러에 이를 정도로 고가인 반면, 한국에서는 동일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1/3 이하의 비용으로 시술이 가능하다. 교민들은 여름에 시술을 받고 가을 학기 시작 전까지 회복을 마치는 전략을 취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고밀도 이식과 비절개 방식 등 최신 기술이 적용된 시술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네 번째는 성형외과 수술이다. 한국의 성형외과는 기술력과 안전성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비용 또한 미국 대비 부담이 적다. 이에 따라 성형 목적의 귀국도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다. 수요층은 다양하나, 대표적으로 대학 진학을 앞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유학생들과, 중년 여성층에서 많이 선택한다. 가장 선호되는 수술은 쌍꺼풀 수술, 코 성형, 안면 윤곽 수술, 리프팅 및 지방흡입 등이 있으며, 여름방학 기간을 이용해 수술과 회복을 동시에 계획하는 경우가 많다.
다섯 번째는 건강 검진이다. 미국에서는 프리미엄 건강검진 프로그램이 매우 고가이며 접근성도 제한적인 반면, 한국에서는 PET-CT, 유전자 검사, 암 정밀검사 등을 포함한 고급 검진 패키지를 합리적인 가격에 받을 수 있다. 특히 가족 단위 귀국 시 함께 검진을 받는 경우가 많고, 조기 질환 발견 및 예방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국내 주요 대형 병원들이 제공하는 종합검진 센터는 사전 예약이 필수이며, 통역 서비스가 가능한 병원들도 있어 외국 생활에 익숙한 교민들의 만족도가 높다.
마지막으로 한방 진료 및 체형교정 치료도 최근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한의학 치료는 미국 내에서 접근이 어려운 분야로, 귀국 시 치료뿐 아니라 휴식과 힐링의 개념으로 병행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으로 추나요법, 척추 및 골반 교정, 체형 균형 치료 등이 있으며, 자녀 성장관리, 비염 치료, 산후 회복 등 가족 구성원별 맞춤 치료가 가능하다. 또한 만성피로, 소화 장애, 스트레스 완화 등을 위한 한방 약재 처방도 인기가 있다.
한편, 대부분의 병원과 클리닉에서는 유학생 또는 교민들을 위한 ‘특별 패키지’ 및 ‘한인 전용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영어 가능 의료 인력을 배치해 언어 장벽을 최소화하고 있다. 시술이나 진료 예약은 일반적으로 5~6월 중 미리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원하는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사전 계획이 필수적이다.
이처럼 교민들의 여름 귀국은 단순한 방문이 아닌, 건강과 외모 관리를 위한 전략적 행보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미국 내 의료 시스템과 비용에 부담을 느끼는 이들에게 한국은 고품질 의료를 경험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이 되고 있다.
한국의 한 병원 관계자는 “방학 중 귀국하는 교민들은 제한된 시간 안에 여러 시술을 계획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병원들도 이에 맞춰 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라며, “국내 의료 서비스의 강점이 교민들에게 긍정적으로 인식되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